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 출가이다.
집을 찾지 않으리라 하는 것이 출가이다.
금의환향을 꿈 꾸는 유교의 출가는 차라리 가출에 넣어 마땅할 것이다.
집은 가둠이라고 보고 그 가둠으로부터의 자유로운 삶을 좇는 것이다.
집 없음 이것은 많은 것을 함축하는 것이다.
마음의 집도 없애는 것이다.그것이 공이 아닌 것인가.누리에 집 없어라 이것이 그들이 도달한 것이 아니겠는가? 몸을 집으로 의제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매임으로서의 집이다.모든 묶는 것은 집이다.병에 매이지 않으려면 몸을 먹이고 가꾸어야 한다.
그러니 출가란 달팽이가 제 등에 진 껍질을 잘라내는 것이 아니다.그런 신체학대적인 것이 아니다.또한 그런 맥락에서 옷을 집으로 여기고 그것을 벗고 알몸뚱이로 다니는 것도 아니고 몸을 굶주려 마른 등걸처럼 만드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집 아닌 곳으로 가는 것과 아무 관련이 없다.
해탈은 그런 해부학적 물질적 갈망에서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이다.
집이 아닌 곳을 무엇이라 불러야할까?
들이라 불러야할까?
길이라 불러야할까?
민집이라고 해야할까?
빈집이라고 해야할까?
집없음이라고 해야할까?
집을 짓지않음이라고 해야할까?
집을 집지않음이라고 해야할까?
집나섬,다시 집으로 들어서지않을 집나섬
집떠남,다시 집으로 돌아오지않을 집떠남
집 바깥은 어디일까?
이 집이 아니고서 집 아닌 그 곳은 어디일까?
집 바깥이 부정되면 또 다시 집이 되는데 그 집은 또 무엇일까?
집을 짓지않는데 떠난 그 집을 극락이라고 부르게되는 그 뜻은 무엇일까?
집이데 집이 아니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야하는 것일까?
출가란 애초 없었다라고 말해야하는 것일까?
부모 형제 군신 친척 친구 이웃을 떠나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고향을 만들지않으려는 그 떠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집이 불타고 있다 이 불을 꺼야한다 그래서 이 불을 끄기 위해 일단은 나와야 한다
마치 독화살이 박혀있는 것을 빼야하듯이.
집과 불을 이어붙이면 집나오는 까닭이 조금 더 은유적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집 없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은 더욱 더 까다로운 것이 된다.
어디일까? 집 찾아 떠나지않은 나그네가 묵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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